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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일자리 기획기사 2탄> “어떤 곳인가요?” 안산시장애인일자리통합센터

“일하고 싶습니다”
“이 한마디! 누군가에게는 삶을 바꾸는 시작이 됩니다”
장애인 취업의 첫걸음 ‘안산시장애인일자리통합센터’

 

[참좋은뉴스= 김태형 기자] 안산시장애인일자리통합센터(대표 권태익)는 장애인 고용 환경을 바꾸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2023년 6월 문을 연 센터는 경기도 최초의 장애인 일자리 통합지원 서비스 전담기관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장애인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를, 구인을 희망하는 기업에는 적합한 인재를 연계하며 지역사회 고용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는 만18세 이상 등록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 구직상담을 제공하며, 직업상담을 시작으로 입사서류 클리닉, 취업알선, 동행면접, 취업 후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단순한 일자리 연결에 그치지 않고, 취업 이후 직장 적응과 고용 유지를 돕는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구인업체를 대상으로 채용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장애 유형과 직무 특성을 고려한 ‘장애인 적합 직무 개발 상담’을 통해 기업과 구직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맞춤형 고용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25년 한 해 동안 286명의 구직자가 센터를 찾았고 583건의 취업알선이 이루어졌으며, 그중 80명이 실제 취업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80개의 새로운 시작이자 80가정의 희망을 의미한다.

 

지난 기획기사 1탄에 이어 이번 기회기사에서는 취업을 희망하는, 그리고 취업에 성공한 장애인 구직자들의 입을 통해 그 간절함과 취업에 성공한 후의 기쁨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한다.

 

“일하고 싶습니다”

 

“이 한마디! 누군가에게는 삶을 바꾸는 시작이 됩니다”

 

장애인 취업은 단순한 일자리 제공을 넘어 장애인의 자립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많은 관심이 앞으로도 장애인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고용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로 고용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문의: 안산시장애인일자리통합센터, ☏ 031-415-6200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차돌배기로 24-3, 101호)

 

 

<인터뷰>

"일하고 싶다"는 말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20년의 공백을 깨는 용기이고, 누군가에게는 1년간의 좌절 끝에 겨우 남은 마지막 희망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반복되는 계약 만료의 불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절박함이다. 안산시장애인일자리통합센터(대표 권태익)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 세 사람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됐지만, 결국 하나의 공통된 장면으로 이어진다.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고, 동료와 인사를 나누고, 하루를 마치며 작은 뿌듯함을 느끼는 것. '일하는 나'를 되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20년 만의 아침 — "내가 뭔가 할 수 있다는 느낌"

권명주 씨 | 지체장애 (중증)

 

지체장애 중증인 권명주 씨에게 아침 출근은 20년 가까이 없던 일이었다. 수술 이후 경제활동에서 멀어진 채 "일하고 싶다"는 마음만 품고 살았지만, 혼자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예전에는 어디서 어떻게 일을 구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어요.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연결이 잘 안 되고, 결국 '나는 안 되는구나' 하고 포기했죠.”

 

전환점은 우연한 검색이었다.

안산시장애인일자리통합센터를 알게 된 권명주 씨는 상담부터 이력서 작성, 취업 알선까지 전 과정을 함께 지원받았다. 지금은 대학병원 키오스크 안내직으로 근무하며 전혀 다른 하루를 살고 있다.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게 너무 좋아요.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느낌이 정말 큽니다.”

 

직장은 소득만을 안겨준 것이 아니었다. 대화를 나눌 동료가 생겼고, 무너졌던 자신감이 서서히 회복됐다. 함께 일하던 동료가 힘들어하자 보직 변경을 조언해 실제로 근무 환경이 나아지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직장은 돈보다 '사람'을 얻는 곳이었어요."

 

가족들도 달라진 권명주 씨를 보며 "하고 싶어 했던 걸 하게 돼서 다행이다"라고 말한다. 그 역시 지금이 "너무 만족스럽다"고 했다.

 

 

1년의 좌절, 그리고 처음으로 내 손으로 쓴 서류

박초은 씨 | 시각, 뇌병변 장애 (경증)

 

박초은 씨의 이야기는 조금 더 무겁게 시작된다.

이전 직장에서 퇴직금 지급 기준인 1년을 단 6일 앞두고 해고됐다. 이후 1년 동안 7곳의 면접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모두 불합격. 장애로 인한 어려움이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우울증이 왔어요."

 

결국 어머니에게 "나 죽고 싶어"라는 말을 꺼낼 만큼 힘든 시간이 이어졌다.

 

어머니의 권유로 거주지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안산시장애인일자리통합센터를 알게 됐고, 큰 기대 없이 문을 두드렸다. 이전에 방문했던 취업기관에서 담당자가 서류만 대충 설명하다 자리를 비운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나 다 그렇겠지,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달랐다. 상담사는 옆에 앉아 구직신청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작성했다. 늘 어머니가 대신 써왔던 서류를, 그날 처음으로 자신의 손으로 완성했다.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그 작은 경험이 시작이었다. 자신의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소개받아 면접에 임했고, 이번에는 결과가 달랐다. 지금은 인근 기관에서 환경미화 업무를 맡아 4개월째 근무 중이다.

 

"전날 열심히 닦아놓은 유리창이 다음 날 아침에 반짝반짝한 걸 보면 너무 뿌듯해요."

 

그 뿌듯함은 일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 모서리 구석까지 더 꼼꼼하게, 청소 도구도 스스로 찾아보며 일에 임하고 있다. 첫 월급으로 반려견 장난감을 사던 날의 기쁨, 가족과 자연스럽게 늘어난 대화, 매주 월요일 "오늘 출근 안 해?"라고 묻는 동네 분식집 사장님의 응원까지. 삶의 온도가 달라졌다. 취업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박초은 씨는 짧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냥 여기로 오면 돼요.”

 

실제로 그는 이미 주변 친구 2명과 후배 1명에게 센터 명함을 건넸고, 길에서 우연히 만난 구직 고민 중인 보호자에게도 센터를 안내했다.

 

 

계약 만료의 공포에서 벗어나 — "이제 오래 일하고 싶다"

이은아 씨 | 지체장애(왜소증)

 

이은아 씨는 병원 수술실에서 수술이 끝날 때마다 약 10분 안에 수술실을 정리하고 다음 수술을 준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의료 환경의 특성상 정확성과 책임감이 요구되는 중요한 일이다.

 

왜소증 장애가 있는 이은아 씨는 이전에도 병원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계약직 중심의 구조 속에서 2년마다 반복되는 고용 불안은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요양보호사를 비롯해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며 재도전을 준비했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자격증은 많이 땄는데도 일자리가 잘 안 되더라고요. 그때는 마음이 좀 안 좋았어요."

 

센터를 통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나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준다'는 경험이었다.

 

"혼자 할 때는 조건을 물어보기도 어려운데, 센터에서는 대신 맞춰서 알아봐 주니까 좋았어요."

 

그렇게 연결된 현재 병원은 직접 고용 형태의 정규직 운영을 하고 있었다. 이은아 씨에게 가장 큰 변화는 바로 그 '정규직'이라는 두 글자였다.

 

“이제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 계속 다닐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아요.”

 

수술실이라는 낯선 환경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먼저 챙겨주고 도와주는 덕분에 하루하루가 한결 가볍다. "지금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게 감사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일을 구하는 이유>

 

“남편도 장애가 있다 보니.... 20년을 제가 가장처럼 일했어요. 더 나이 들기 전에 빨리 취업하고 싶어요.”(전00님 / 여 / 66세 / 지체장애)

 

“두 자녀도 다 키워서 출가시키고 뭐든 할 수 있는데, 장애가 있다고 사람들이 꺼려해요. 많이 속상하죠.”(김00님 / 여 / 73세 / 지체장애)

 

“돈 벌면 엄마, 아빠 중국집 차려드리고 싶어서요.”(오00님 / 여 / 36세 / 지적장애)

 

“한해 두해 나이가 먹어가니까 취업이 영영 안 될까봐 두려워요. 언제까지 부모님한테 의지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도 들고요.”(신00님 / 여 / 30세 / 지적장애)

 

“웬만해서는 장애인인 것을 티내고 싶지 않아요. 아무래도 선입견이 있잖아요. 그래서 고용24에도 비장애인으로 해뒀어요.”(위00님 / 남 / 55세 / 언어장애)

 

“일하러 나가는 운동화까지도 다 돈이잖아요..... 그냥 숨 쉬는 거 자체가 돈인 것 같아요.”(배00님 / 남 / 44세 / 지체장애)

 

“청각장애인은 뽑아주는 데가 잘 없어요. 청소든 뭐든 시켜주는 일이면 어디든 갈 수 있어요.”(황00님 / 여 / 58세 / 청각장애)

 

“형이랑 둘이 사는데 형은 방에서 나오질 않아요. 그래서 제가 돈을 벌어야해요.”(김00님 / 남 / 28세 / 지적장애)

 

 

<취업후의 기쁨>

 

“안정적인 곳에 취업하게 돼서 너무 감사해요. 이제 거기서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계속 다닐려고요!”(박00님 / 여 / 57세 /지체장애)

 

“집에 있으면 우울한데 나와서 일하면 살아있는 느낌을 받아요.”(신00님 / 여 / 65세 / 지체장애)

 

“제가 일을 해보니 그 보람이 너무 좋아요. 제 동생도 놀고 있는데 상담사 님이 취업 꼭 시켜주셨으면 좋겠어요.”(이00님 / 남 / 50세 / 시각장애)

 

“일하고 있는 저를 친구들이 정말 많이 부러워해요. 상담사 님 명함 주시면 제가 친구들한테 나눠줄게요.”(박00님 / 여 / 25세 / 시각장애)

 

“상담사 님이 사무직 자격증 추천해주셔서 취득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오00님 / 여 / 66세 / 지체장애)

 

“언어장애 때문에 취업이 쉽지 않았는데, 센터 소개로 안정적인 곳에서 일하게 되어 너무 좋아요. 이제 딸아이에게 더 당당한 엄마가 되었어요.”(정O0님/ 여 / 36세 / 뇌병변, 언어장애)

 

“정말 처음에는 막막하고 답답했는데 갈수록 나아지고 있어요. 상담사 님께 일 잘하는 거 꼭 얘기해드리고 싶었어요.”(박00님 / 남 / 21세 / 지적장애)

 

 

직업상담사 현민영 팀장

 

“이 분들의 이야기를 곁에서 들으면서,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분들이, 작은 문 하나가 열리자 그 안에서 이렇게 빛을 발하시더라고요.

 

부모님께 중국집을 차려드리고 싶다는 36살 오○○님의 말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요.

 

딸에게 더 당당한 엄마가 되었다는 정○○님의 목소리도요.

 

일하고 싶은 마음에 장애인이 있고 비장애인이 따로 없었습니다.

 

다만 누군가 옆에서 '당신도 할 수 있어요'라고 한 번만 더 말해주면 되는 분들이었어요. 저는 앞으로도 그 한 마디를 건네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일을 하길 정말 잘했다고, 매일 느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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