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좋은뉴스= 최성진 기자] 사용승인 및 입주를 앞둔 안산 시화MTV 반달섬 ‘힐스테이트 라군인테라스 2차’가 생활숙박시설(생숙)에서 오피스텔로의 일부 용도변경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시행사 측이 법 개정의 틈새를 노려 사용승인을 강행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관할 지자체인 인허가권자인 안산시청마저 소극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어 수분양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 ‘100% 동의’ 장벽 낮춘 개정법, 핵심은 ‘비동의자 보호’
이번 사태의 핵심은 지난해 12월 공포된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건축물분양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1164호)’의 해석을 둘러싼 충돌이다.
과거 생활숙박시설을 오피스텔 등 다른 용도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수분양자 ‘전원(100%)의 동의’가 필수적이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규제 탓에 수많은 생숙 수분양자들이 실거주 불가에 따른 이행강제금 폭탄 위기에 처하자, 정부와 국회는 타 법령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동의율을 ‘5분의 4(80%) 이상’으로 완화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당시 개정 취지를 살펴보면, 단순히 동의 요건을 낮춰 시행사의 사업 추진을 돕는 것에만 목적이 있지 않았다. 80%의 다수 수분양자를 구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나머지 비동의자(20%)’의 일방적 희생을 막기 위해, 용도변경으로 인해 당초 분양받은 용도대로 사용이 곤란해진 자에게 ‘분양계약 해제권’을 부여하는 강력한 보호장치를 세트로 도입한 것이 본 개정법의 진짜 취지다.
개정법은 단순히 시행사의 사업 정상화를 위한 법이 아니라, 용도변경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비동의자 보호를 전제로 마련된 절충안이었다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일괄적 오피스텔 전환은 입법 및 개정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른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80% 동의’라는 숫자만 확보되면 나머지 비동의자의 계약 목적과 재산권은 사실상 방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 “상품 동일성 완전히 상실”... ‘낙동강 오리알’ 전락한 비동의자 고립 프레임
수분양자들은 당초 '대규모 생활숙박시설 단지’라는 사업 구조와 수익성, 운영 형태를 전제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대다수 호실이 업무시설(오피스텔)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전혀 다른 상품으로 변경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순한 일부 변경이 아니라, 집합건물 전체의 성격과 운영 구조 자체가 바뀐 만큼 이는 사실상 ‘동일 상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존치 생활숙박시설 수분양자들은 전체 단지 내 소수만 남게 되면서, 당초 기대했던 대단지 생활숙박시설 운영 구조 자체가 붕괴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당초 분양 당시의 사업 구조와 상품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된 만큼, 비동의자들이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수분양자들은 이번 사안을 “생숙 규제 실패의 부담을 소수 비동의자에게 전가하는 구조”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안산시청 “80% 넘었으니 문제없다”... 행정청 책임론 압박
하지만 인허가권자인 안산시청의 태도는 개정 취지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최근 반달섬 힐스테이트 2차 수분양자 관계자가 안산시청 건축디자인과 측과 진행한 장시간의 통화 내용에 따르면, 시청 측은 “이미 80% 이상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분양자 측이 제기한 ‘지하주차장 설계변경의 문제점’과 ‘중대한 설계변경에 따른 전체 계약자 동의 및 통지 의무’ 지적에 대해, 시청 관계자는 “설계변경과 용도변경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수분양자들은 “오피스텔 주차 대수 충족을 위해 지하주차장 설계변경을 강행하고 지하주차장 구조가 변하는 등 설계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데, 이를 별개라고 규정하는 것은 시행사의 편의를 봐주기 위한 형식논리이자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분양자 측은 안산시청이 단순히 ‘80% 동의율’만 확인한 채, 실제 발생하는 중대한 권리 침해와 설계변경 문제에 대한 실질적 심사를 포기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행정청이 실질 심사보다 형식적 요건 충족만을 이유로 사용승인을 강행할 경우, 향후 대규모 민사·행정 소송의 책임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 “국가 믿고 분양받았는데...” 국무총리실 민원 제보로 전면전 예고
수분양자들은 애초에 국가가 허가한 상품(생숙)을 믿고 분양받았으나, 정부의 뒤늦은 규제로 실거주가 막히는 날벼락을 맞았다. 이에 정부가 한시적 용도변경 허용과 법 개정이라는 보완책을 내놓았음에도, 현장에서는 대다수 호실만 오피스텔로 꼼수 전환된 채 소수의 비동의자들은 고립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결국 참다못한 수분양자 측은 안산시청의 안일한 행정을 규탄하며, 이번 용도변경 과정의 문제점과 법적 미비점을 담아 국무총리실에 정식으로 민원을 제보하는 등 전면적인 집단 행동에 나섰다.
수분양자 대표 관계자는 “남은 비동의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 개정법의 취지인데도, 안산시청은 숫자(80%) 채우기에만 급급해 사용승인을 내주려 하고 있다”라며, “지하주차장을 비롯한 중대한 설계변경 의혹에 대해 지자체가 철저히 검토하지 않는다면 법적 소송은 물론 총리실을 통한 상급 기관의 감사 청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본지가 이와 관련해 안산시청 건축디자인과 담당 팀장과 통화해 확인한 결과, 시청 측은 여전히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수분양자들이 주장하는 주차장 구조 변화 등의 설계변경 사항은 이미 관련 절차가 완료된 상태이며, 해당 내용대로 공사가 마무리되어 현재 사용승인 신청이 접수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나의 건물에 오피스텔과 생숙이 혼재되는 기형적 구조에 대해서는 “반달섬 일대 라군인테라스 1차를 비롯한 여러 생숙 단지들이 정부 정책과 법령 개정에 따라 부분적으로 오피스텔 용도변경을 진행하고 있어, 2차만의 특수한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라며, “추후 사용승인이 완료된 이후라도 법적 자격과 주차장 등 시설 기준을 충족한다면 소유주 개인별로 오피스텔 전환 신청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수분양자들의 거센 반발과 집단집회 예고에 대해 시 관계자는 “쌍방 민원 사이에 놓여있어 시의 고민도 깊지만, 허가받은 내용대로 공사된 사항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행정청이 사용승인을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오는 30~31일 예정된 사전점검 기간 동안 사업시행자와 시공사가 수분양자들의 궁금증과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소해 갈등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전했다.
사용승인을 눈앞에 두고 대규모 계약 해제 사태 및 행정 소송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무총리실의 조사 결과와 안산시청의 향후 최종 검토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성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