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컬럼>
아직 오지 않은 첫차 — 안산은 무엇을 기다리는가?
상록수, 중앙역 인근을 지날 때마다 걸음이 느려진다.
역사 풍경은 몇 해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GTX-C 상록수역, 신안산선, 이제는 지명보다 더 익숙해진 이 단어 앞에서 안산 시민들의 표정은 대개 비슷하다. 화를 내기에도 지쳤다는 얼굴이다. 그 얼굴 밑에는 옅게 깔린 체념이 있다.
이 노선의 개통 목표 연도는 그동안 몇 차례나 뒤로 밀렸다.
최근에는 전동차 납품 지연이라는, 시민 입장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유로 또 한 번 일정이 늦춰졌다. 공사가 늦어지는 데는 저마다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지반 문제일 수도 있다. 자재 수급 차질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정을 아무리 나열해도 달라지지 않는 하루가 있다. 매일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서울의 강남, 여의도로 출근하는 청년의 하루다. 아이를 맡기고 서울로 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 어느 부모의 하루도 그대로다.
공사는 도면 위의 일이지만, 기다림은 사람의 일이다.
문제는 지연 그 자체보다, 지연을 대하는 방식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개통일이 미뤄질 때마다 시민들에게 남는 것은 새로운 목표 연도 하나뿐이다. 예산은 계획대로 집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 공정이 어디까지 왔는지 왜 더딘지 시민들은 알 도리가 없다. 또한 이번 지연이 정말 불가항력이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충분치 않았다.
대형 국책사업일수록 지연은 종종 불가피하다. 그러나 설명 없는 지연은 불신을 낳는다. 그 불신은 다음 지연을 더 쉽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개통 시점을 다그치는 것 못지않게,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시민 앞에 공개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분기별 공정률, 지연 사유에 대한 설명. 지루하게 들릴 수 있는 이 숫자들이 실은 기다리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기다리게 했으면, 왜 기다려야 하는지는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
GTX-C와 신안산선이 실제로 개통되는 날, 그 플랫폼에는 이 노선을 기다리다 지쳐 이사를 고민했던 이웃도, 그사이 훌쩍 자란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도 함께 서 있을 것이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지역 정치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공사가 얼마나 늦어지느냐를 지켜보는 데서 그치지 말아야 한다. 그 진행 과정을 시민이 답답해하지 않도록 계속 확인하고 알려야 한다. 아직 오지 않은 첫차를, 안산은 오늘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