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좋은뉴스= 박명영 기자] 한국시흥문인협회(지부장 전영준)는 지난 9월 20일 시흥시 연계 사업의 하나로 목감도서관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시와 행복한 동행’을 주제로 ‘정명자 시인과의 만남’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50여 명의 시민과 문인들이 참석해 정명자 시인의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낭송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정명자 시인이 자신의 시 창작 계기와 작품 세계, 앞으로 시를 써가는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참석자들과 문학적 교감을 나누었다.
특히 정명자 시인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소개하며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암울했던 어린 시절, 시를 쓰는 일이 자신의 마음을 달래는 위안이 되었으며, 이러한 경험이 오히려 오늘날까지 시를 쓰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전했다.

정명자 시인은 1996년 『열린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1999년 황희문화예술상과 경기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소금이 꿈꾸는 바다』를 비롯한 여러 시집을 펴냈으며, 개인 시화전을 개최하는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소개된 작품 가운데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과 가족의 기억을 담은 「아버지의 봄」은 참석자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아버지의 봄
정명자
창밖 직박구리 울음소리 겨울 아침을 연다
빙설에 뒷걸음질하던 능청스러운 바람을 등지고
아버지 침묵이 머물던 방에도 꽃이 들었다
“이 꽃은 아들이 사다 놓았소” 샌소리만 하셨다
침상 끝에 다리를 펴면 돌아오지 못할 불안함
항상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둥근 달을 쓰다듬듯
까칠해진 발뒤꿈치 들킬까 껴안은 무릎 사이로
오래도록 길들여진 슬픔이 자꾸만 아버지를 다독였다
닥쳐올 시간을 지우고, 앞에 앉은 내 이름도 지우고
오는 사람마다 손목시계를 보이며
“내 아들이 사준 거요”
초점 잃은 눈으로 아들의 이름만 기억하는 동안
마지막 손님 같은 아버지의 봄이 지나고
날마다 쓰다듬던 때 묻은 시계 위
하얗게 꽃이 피고
새 한 마리 푸드득 서쪽 하늘로 날아갔다
이번 만남은 시를 통해 삶의 기억과 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며 시민과 문인이 함께 문학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