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대문시장
박명영 시인
시끌벅적 한 떼의 무리가
지나간 흔적에
삶들이 질펀히 드러누워 있다
살기가 느껴져
서둘러 튀어나온 등짝 뒤로 욕설과 따가운 눈총이 박힌다
생각 없이 입어본 내 잘못이다
시장에 길들여지기까지 나는 또
얼마간의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개량한복을 샀다
거짓말에 양심에 걸리지 않는 거짓말이
내 입에서도 술술 나오고
발길은 어느새
떨이 사람들 속에 서있다
사람들 무리에 눌려져 납작하게 엎드린 채
쉽사리 발을 옮기지 못하고
질펀한 욕설 섞인 말투,
익숙하지 못한 나는 그들의 삶속에
여전히 이방인으로 서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