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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의 끼니를 책임지는 안산푸드뱅크 염승빈 팀장

“아픈 내 아이 위한 기도가 천직 됐죠”
고단한 현실 속에도 소임이라 생각하며 기부처 발굴에 혼신

 

[참좋은뉴스= 김태형 기자] 무더운 지난 7월, 안산푸드뱅크 염승빈 팀장(사회복지사)을 취재차 방문했다. 그 후 선선한 바람이 부는 11월에 염 팀장을 다시 만났을 때, 그의 손목에는 보호대가 채워져 있었다. 염 팀장이 사진 촬영을 위해 배경으로 삼은 곳은 100여 평 규모의 창고다. 7월 당시 창고 가득 생필품이 채워져 있었는데, 11월 또한 입구까지 기부 물품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수많은 물품이 머물다 어려운 이웃으로 전해진다. 그러는 사이 몸은 조금씩 고통을 호소한다. “아프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미소로 대신한다. 일상이라 별다른 일이 아니라는 뜻으로 전해진다.

 

푸드뱅크(Food Bank)는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식품 및 생활용품을 기부 받아, 이를 결식아동, 독거노인, 저소득 가정 등 소외계층에게 지원하는 물적 나눔 복지 서비스다. 단순히 물건을 받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문적인 활동이 수반된다. 기부처 발굴, 물품 관리, 배분 및 네트워크 관리 등이 염 팀장이 담당하고 있는 일이다.

 

염 팀장은 ‘기부 미다스의 손’이라 불릴 정도로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화려한 수식어와 경력 뒤에는 고단한 현실이 숨어 있다. 염 팀장은 지난 2016년 시흥시 푸드뱅크에 입사해 연간 1~2억 원에 불과하던 기부 실적을 20억 원 규모로 키워내고, '우수 푸드뱅크상'까지 거머쥐었던 베테랑 사회복지사다. 그런 그가 작년 3월, 안산으로 터전을 옮겼다. 마주한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10년 넘게 무거운 짐을 나르며 얻은 목·허리 디스크와 관절통,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일 하니 희생하라"는 사회적 편견을 이겨내야만 했다.

 

 

염 팀장이 안산행을 택한 건 안산푸드뱅크가 자리매김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요청을 소임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의 역량은 바로 수치로 증명된다. 안산푸드뱅크는 7억 원 상당의 물품을 받아 타 지역 연계를 통해 17억 원 상당을 배분했다. 최근 경기도 점검에서는 행정 점수 만점을 받기도 했다.

 

지원이 부족한 악조건 속에서도 염 팀장은 혁신을 멈추지 않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부처를 발굴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중국인 사업가분이 연락이 왔어요. 챗GPT에게 '안산 어디에 기부하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저희 안산푸드뱅크를 추천했다더군요. 평소 블로그를 통해 기부 물품이 어떻게 쓰이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후 관리를 철저히 했던 게 데이터로 쌓여 신뢰를 얻은 것 같습니다."

 

그의 철학은 '공정함'이다. 과거 선착순으로 물건을 주던 관행을 없애고, 모든 이용자가 똑같은 물품을 받아갈 수 있도록 일일이 소분 포장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새벽부터 줄 서지 않으셔도, 늦게 오셔도 똑같이 드린다"는 그의 원칙은 이용자들에게 존중받는 느낌을 선사했다. 소분 또한 그의 손을 거쳐 갔다.

 

LG전자 출신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가 사회복지에 뛰어든 건 아픈 자녀 때문이었다. "큰 아이가 팔삭둥이로 태어나 중환자실을 오가며 생사를 넘나들었어요. 그때 결심했죠. 내가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면 그 복이 우리 아이에게 가지 않을까. 그렇게 시작한 일이 이제는 천직이 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이웃의 끼니를 챙기는 이들! 그들의 땀방울이 '공짜 노동'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이제는 우리 사회가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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