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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하않’ 위기관리 철학의 웃픈 비애

-세월호 7주기를 기억하며-

 

‘할말하않’ 위기관리 철학의 웃픈 비애

-세월호 7주기를 기억하며-

 

손희/시드니한국수필연구소장

 

코로나19로 모두가 숨죽이고 있는 듯하지만, 어김없이 봄은 다시 찾아왔다. 도시 구석구석을 밝히는 푸른 재잘거림에 귓가를 세워본다. 허나, 봄볕의 따스함을 느끼기에 안산은 여전히 미안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잔인한 4월의 비명으로 기억되는 세월호 사건이 올해로 7주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봄꽃을 보며 지극히 미안한 마음이 들던 아픔의 시간이 7년을 흘러오면서도 옅어지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혹자는 노란색만 봐도 머리를 흔들었다고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할퀴고 간 자리에 아직도 남아있는 깊은 상처를 안산 시민이라면 모른척할 수 없다. 도시 곳곳에 다시 노란 리본을 달며 기억을 더듬어보는 안산. 배가 침몰하는 광경이 TV에서 방영되고 발을 동동 구르던 학부모들은 주체할 수 없이 놀란 가슴을 억누르며 진도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단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뇌리 깊이 박혀 있는 곡소리 낭자한 광경을 애써 뒤로하고 수년이 흘렀지만, 어제처럼 생생하기만 하다.

 

꽃띠의 아이들을 차갑고 깊은 바다에 수장하고 7주년이 되도록 참사의 진상이 다 밝혀지지 않고 있다. 참사의 원인을 찾자면, 13분이라는 형식적인 안전 점검 시간, 세월호처럼 초대형 선박은 아예 점검대상에 들어있지도 않았다는 점, 노후 선박의 경제적 연간 이익 250억 원에 눈이 멀어 선량 제한을 완화한 점, 해수부의 미숙한 사고 대처 등일 것이다. 특별히 해수부는 세월호 참사 후에도 사고 수습보다는 해양사고 위기 대응 매뉴얼을 수정해가며 해수부가 취해야 할 태도를 은폐하였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

 

몇 가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모든 원인보다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했던 이유는 당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무책임한 주장을 하였다. 더불어 늑장 구조 의혹과 소극적인 수색으로 일관하기도 하였다. 게다가 수백 명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위중한 7시간을 허비한 채, 꼭꼭 숨어, 입을 닫고 있던 사람이 바로 대통령이었다. 세월호가 올라온 시점에도 침묵한 7시간에 대한 고백과 진솔한 사과가 없었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을 더욱 격노케 하였다.

 

그들은 요즘 말로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자신들은 “할말하않(할 말은 많으나 하지 않는)”이라고. 이런 경우를 두고 속된 말로 “말이냐, 막걸리냐?” 하지 않겠는가. 당시 해양수산부의 위기관리 실무 매뉴얼을 분석한 정보공개센터는 선박사고에서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는 국가안보실이 맡아야 하는 내용임을 드러냈다. 해수부의 위기 대응 매뉴얼의 실책, 한국해양구조협회 측의 늑장 대응이 모두 “할말하않”하던 무책임하고 수차 매목(手遮妹目)한 정부의 산유물이었다. 우리의 기억 속엔 딱 한 마디가 새겨져 있을 뿐이다. “가만히 있어라.” 이로 인해 우리 모두는 할 말을 잃었다. 국민은 촛불을 들며 결국 진상규명에 온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결국 잘못을 은폐한 이들을 대통령부터 시작하여 모두 처벌하기에 이르지 않았던가. 해경이 하지 못하겠다던 선내 잠입 수색도 민간잠수사를 투입해가며 국민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아이들을 구해내기 위해 마음을 모으고, 누군가는 값진 희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참담한 상황 앞에서 단지 “할말하않”의 태도는 용서받기 어려움이다.

 

이제 주변을 돌아보자. ‘할말하않’하다가 무너지는 사회적 대형 참사가 어디 세월호 하나뿐이겠는가. 직권남용과 은폐로 자신들의 폐단을 합리화하려는 자들의 최종 선택은 늘 ‘할말하않’이었다. 웃픈 비애와 마주했음에도 변함이 없다. 꿈이 살아 숨 쉴 수 있는 미래창조를 위한 리더라면 잘못된 판단 앞에 개선의 의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 과오를 돌아보지 않고 ‘할말하않’만을 주장하는 리더는 사회를 패닉 상태에 빠뜨리는 ‘공공의 적’은 아닐까. 분명히 대형 참사를 빚어내고 사회악을 재생산하기 때문이다. 리더라면 위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경청의 자세로 소통하며 상황에 맞게 빠른 대처를 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사과이어야 한다면 겸손히 고개 숙여야 한다. 사과는 성숙한 인격의 또 다른 모양이 아니겠는가. 리더의 ‘할말하않’의 태도는 과묵함이 아니다. 사회 구성원에 대한 무시이고 무책임일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7시간을 허비하며 304명의 목숨을 내몰고도 꼭꼭 숨어 사과문 한 장 발표하지 않던 대통령이 제 한 몸 처벌을 피하려고 조서를 7시간이나 읽고 있었다. 세월호 7주기를 기억하며,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잘못된 상황 인식과 웃픈 통치 철학이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는 채 3년이 걸리지 않았음도 함께 기억해 주기를 소망해 본다. 어느 곳이든 패닉의 아픔은 한 번으로 족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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