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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이야기 ‘모두 다 꽃이야’ 제44화 꼭 잡은 두 손

 

필자 김정아

 

 

비장애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큰 아이와 같은 학교를 보낼지, 아니면 다른 학교를 보낼지 잠시 고민을 하기도 했다. 만약 두 아이의 학교를 달리 하려면 큰 아이를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고, 둘째를 집 앞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해야 했다. 하지만 이미 잘 적응하고 있는 큰 아이를 다른 곳으로 전학시키자니 아이에게도 필자에게도 번거롭기만 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친구들과 다닐 수 있는 집 앞 학교를 두고 둘째를 다른 곳으로 보낼 수도 없었다. 그리하여 결국엔 두 아이가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입학식 다음날, 두 아이가 처음으로 함께 학교에 가는 날이다. 늘 혼자 등교하던 첫째는 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들락날락하며 기다리고 있다. 둘째는 엄마랑 오빠랑 다 같이 학교에 간다며 신이 났다. 장애 오빠로 인해 학교에서 놀림을 받을까봐 걱정스러운 엄마의 마음은 전혀 모르고 말이다.

 

그렇게 분주하게 아이 둘을 데리고 교문에 이르렀다. 첫째는 작은 목소리로 “다녀오겠습니다” 한 마디를 하더니 어슬렁어슬렁 교문으로 들어가 버린다. 둘째는 엄마를 한 번 안아주고, 큰 소리로 “잘 다녀올게~” 하더니, “오빠, 나도 같이 가야지!” 하며 뛰어가서는 오빠 손을 꼭 잡는다. 그리고는 오빠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며 학교 안으로 점점 멀어진다. 입학식 때 고작 한 번 가 본 학교를 마치 자기가 더 잘 아는 양, 걸음이 느린 오빠의 손을 잡아끌면서 말이다.

 

둘째에게 오빠는 어떤 존재일까? 아직은 둘째에게 오빠의 장애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한 적이 없다. 떼를 쓰는 모습, 하기 싫다며 지나치게 큰 목소리로 거부하는 모습, 혼자 묻고 답하기를 반복하는 모습... 이런 모습이 둘째에게는 ‘이상하다’기 보다는, 오빠의 특성 정도로 생각되는 것 같다. 그래서 오빠의 과잉 반응에는 자기도 같이 큰 소리로 대들며 싸우고, 자문자답에 끼어들어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기도 한다. 가끔씩은 자기 숙제의 답을 알려주고, 컴퓨터를 도와주는 해결사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초등학교에는 특수학급이 있고, 같은 반에 특수학급 친구가 있을 수도 있다. 4월 장애인의 날이 다가오면 학교에서 장애인식교육도 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집에 장애를 가진 가족이 있다. 이제 둘째도 점점 ‘장애인’에 대한 개념과 사회의 시선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다보면 지금은 꼭 잡은 오빠의 손을 스르르 놓게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그것이 결코 둘째의 잘못은 아니다.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그런 시선을 보내는 사회의 잘못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빠를 사회적 편견 가득한 ‘장애인’이 아니라, 그냥 장애를 가진 똑같은 “사람”으로 수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결국 부모의 몫일 것이다.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오빠의 행동을 ‘장애’ 때문이라고 설명해주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이다. 필자의 짧은 생각으로는 오빠가 장애 때문에 과잉행동을 보인다고 알려주면, 아이가 세상의 모든 장애인에게 고정관념을 갖게 될까 우려스러웠다. 그렇다고 오빠의 ‘장애’가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아, 오빠가 그래서 그랬구나.’라고 뒤늦게 깨달으면 속상함이 조금은 덜하지 않을까? 부모님의 장애를 받아들일 때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옛날의 홍역처럼 언젠가 한 번은 앓고 지나갈 그 과정이, 부디 둘째에게는 남보다 조금 더 빠른 인간적 성숙의 과정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모두 다 꽃이야’는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엄마들의 이야기이다. 꽃이 어디에서 어떻게 피어도 모두 다 꽃이듯, 우리 아이들과 엄마들도 모두 하나하나의 소중한 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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