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하않’ 위기관리 철학의 웃픈 비애
‘할말하않’ 위기관리 철학의 웃픈 비애 -세월호 7주기를 기억하며- 손희/시드니한국수필연구소장 코로나19로 모두가 숨죽이고 있는 듯하지만, 어김없이 봄은 다시 찾아왔다. 도시 구석구석을 밝히는 푸른 재잘거림에 귓가를 세워본다. 허나, 봄볕의 따스함을 느끼기에 안산은 여전히 미안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잔인한 4월의 비명으로 기억되는 세월호 사건이 올해로 7주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봄꽃을 보며 지극히 미안한 마음이 들던 아픔의 시간이 7년을 흘러오면서도 옅어지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혹자는 노란색만 봐도 머리를 흔들었다고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할퀴고 간 자리에 아직도 남아있는 깊은 상처를 안산 시민이라면 모른척할 수 없다. 도시 곳곳에 다시 노란 리본을 달며 기억을 더듬어보는 안산. 배가 침몰하는 광경이 TV에서 방영되고 발을 동동 구르던 학부모들은 주체할 수 없이 놀란 가슴을 억누르며 진도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단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뇌리 깊이 박혀 있는 곡소리 낭자한 광경을 애써 뒤로하고 수년이 흘렀지만, 어제처럼 생생하기만 하다. 꽃띠의 아이들을 차갑고 깊은 바다
- 손희/시드니한국수필연구소장
- 2021-04-24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