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제주도 해녀, 알을 까다 박명영
제주도 해녀, 알을 까다 박명영 머리엔 한 마리 벌레를 담고 바람 여자 돌 내음이 시가 되어 헐어진 마음에 다가온다 성산일출봉으로 둥그런 해가 붉은 핏빛 미소를 던져주는 11월, 한해의 끝자락이 배시시 웃으며 다가온다 벌레가 알을 까려나 보다 파도가 출렁일 때 해녀가 물질을 하듯 시어를 건지기 위해 나도 출렁인다 우도의 하얀 모래 위 에메랄드 빛 바다와 만나 해녀는 바닷바람의 갯벌내음과 사랑의 물결무늬를 만든다 껍데기뿐인 감성에 불을 지피듯 음표 다 떨어진 가슴에 그렇게 시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