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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이야기 ‘모두 다 꽃이야’/제30화

코로나로 드러난 발달장애인 돌봄 문제

해가 바뀌었어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세는 여전하다. 이제는 코로나 퇴치나 극복보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외치며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고민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 되었다.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힘들었지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삶은 특히나 더했다.

 

작년 말,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화재로 10대 발달장애인 한 명이 숨졌다. 당시 엄마는 잠시 외출을 했고, 혼자 집에 있던 아들이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했던 것이다. 기사에 의하면 아들은 베란다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아마 뜨거운 불길을 피해 가장 시원한 곳으로 몸을 피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집은 아파트 1층이었다. 만약 장애가 없는 아이였다면, 베란다 창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내리지 않았을까? 장애의 유무가 아이의 생사를 가른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이와 비슷한 일이 필자에게도 있었다. 어느 날 주방에서 저녁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탄내가 났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냄새인가 싶어 뒤를 돌았는데, 온 집안에 연기가 자욱했다. 연기는 아이들이 노는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깜짝 놀라 가보니, 당시 8살이던 아들과 5살짜리 딸이 연기가 나는 콘센트를 멍하니 바라보며 서 있었다. 아이들에게 얼른 주방으로 가라고 소리치고, 정신없이 두꺼비집을 내렸다. 불길은 없었지만, 119에 신고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생이 콘센트에 우유를 쏟아서 합선이 된 것이었다. 다행히 큰 불은 아니었지만, 필자에게 더 큰 충격은 그것을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던 아이들이었다. 어린 둘째는 그렇다 쳐도, 8살 아들은 놀라서 소리 지르며 엄마를 찾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자리에 멈춰서 얼어붙어 있었다. 상황판단과 대처능력의 부족이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낀 사건이었다.

 

만약 서울의 아파트 화재사건 현장에 보호자가 있었다면, 아이는 생명을 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고는 보호자가 자리를 비운 그 잠깐 사이에 일어났다. 그래서 발달장애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은 자식이 혼자 있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다. 그렇지만 다 큰 자식에게 24시간 내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부모가 있을까? 더군다나 자식이 커갈수록 부모는 늙고 힘이 빠지지 않는가?

 

코로나 이전, 우리의 자식들은 학교와 복지관, 사설 센터 등 여러 곳에서 교육과 돌봄을 받았다. 그래서 엄마들은 그 사이에 자신의 일을 하기도 하고, 귀가한 자식을 돌볼 에너지를 비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는 엄마들에게서 이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 아이들이 가던 대부분의 기관들이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오롯이 엄마가 채워야만 했다. 처음에는 감염병이 무서워서 집콕 생활을 감내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버텨온 시간이 이제 만 1년이 넘었다. 이제는 감염병의 위험보다 24시간 돌봄이 더 힘겹게 느껴진다. 그리고 우리를 더욱 좌절하게 하는 것은 이 상황의 끝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아직 어린 아이를 키우는 필자는 청소년이나 성인 발달장애인을 키우는 엄마들에 비하면 상황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속에서부터 불만이 끓어오른다. 왜? 뻔히 예상되는 문제였음에도, 우리 사회는 그에 대한 대안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커갈수록 엄마들의 목소리가 강해지는 이유를 새삼 깨닫는 중이다. 내 자식이 청소년, 성인이 되었을 때, 그때에도 내 자식 문제에 세상이 이렇게 뒷짐 지고 있을까봐 걱정스럽기만 하다. 그렇기에 지면을 빌어 목놓아 외친다. 당신 주변에 한 두 명은 꼭 있을 발달장애인의 삶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 ‘모두 다 꽃이야’는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엄마들의 이야기이다. 꽃이 어디에서 어떻게 피어도 모두 다 꽃이듯, 우리 아이들과 엄마들도 모두 하나하나의 소중한 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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