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이야기 ‘모두 다 꽃이야’/제30화
해가 바뀌었어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세는 여전하다. 이제는 코로나 퇴치나 극복보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외치며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고민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 되었다.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힘들었지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삶은 특히나 더했다. 작년 말,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화재로 10대 발달장애인 한 명이 숨졌다. 당시 엄마는 잠시 외출을 했고, 혼자 집에 있던 아들이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했던 것이다. 기사에 의하면 아들은 베란다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아마 뜨거운 불길을 피해 가장 시원한 곳으로 몸을 피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집은 아파트 1층이었다. 만약 장애가 없는 아이였다면, 베란다 창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내리지 않았을까? 장애의 유무가 아이의 생사를 가른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이와 비슷한 일이 필자에게도 있었다. 어느 날 주방에서 저녁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탄내가 났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냄새인가 싶어 뒤를 돌았는데, 온 집안에 연기가 자욱했다. 연기는 아이들이 노는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깜짝 놀라 가보니, 당시 8살이던 아들과 5살짜리 딸이 연기가
- 김정아 컬럼리스트
- 2021-02-01 2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