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은 밀의 낱알 또는 어떤 일에 대하여 작게나마 밑거름이 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밀알의 사전적 의미가 현실에 기적으로 이어져 감동을 전하고 있다. 월피동(동장 이선희)에 자리한 밀알 행복한 홈 스쿨 지역아동센터(센터장 김윤하, 이하 밀알)와 주민들이 기적의 주인공이다.
밀알은 2005년 개소 후 마을의 아동, 청소년을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 19의 위기에서도 긴급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을 위해 급, 간식을 비롯하여 방역 그리고 위기 가정을 돌보는 등 숨 가쁘게 달려왔다. 지난 년 말 코로나19만큼 무서운 소식이 밀알을 강타했다. 지난 15년 간 센터를 무상 임대해 준 교회가 이전을 한다는 것이고 이전하는 곳이 마을과는 거리가 있어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전장소 물색, 보증금, 인테리어와 이전비 등 큰돈을 마련한다는 것은 막막한 현실이었다. 거리 제한으로 갈만한 곳을 찾느라 한파에도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낮 시간을 보냈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는 시간이었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걱정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을 기억하고 지역아이들을 위해 살아온 15년이었기에 고민을 나눌 이들도 이웃뿐이라 용기내서 이야기를 했고 마을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첫 달 월세를 보내주었고, 박봉에 시달리는 종사자들도 기꺼이 한 달 월급에서 100만원을 더했다. 어떤 이는 오 만원을 전하며 너무 적어 미안하다는 눈물을 섞인 위로를 보냈다. 춥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종사자들에게는 큰 위로이고 힘이었다. 특히 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이 많은 광덕초 운영위원장은 소식을 듣고 발 벗고 나서 우리 마을에서 밀알은 꼭 필요하다며 단체,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호소했고 비용 절감 할 수 있는 업체 등을 소개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이라 미안하다며 전기 설비, 방범창 등 후원을 아끼지 않은 이웃들이 함께 했다. 지역의 도의원, 시의원들도 격려와 지원 방법을 찾았다.
그렇게 기적은 일어났고 소중한 돈을 잘 쓰려고 며칠 동안 손수 이삿짐을 싸며 준비했다. 밀알에서 사회복지사로 사회생활을 출발해서 센터장이 된 김윤하 센터장은 지난 두 달이 가장 길고 가장 고마운 시간이었다고 전한다.
“지난 15년 간 무상으로 장소를 허락하신 교회와 목사님 교인들께 감사합니다. 큰 사랑을 받았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기적을 만들어주신 주민들에게는 아이들을 잘 돌보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며 감사를 전했다.
사실 수고는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다. 정부 보조금은 임대료를 지급할 수 없기에 매월 감당해야할 100만원이 넘는 월세와 공과금은 후원과 자부담에 의존해야 한다. 최저 임금 수준을 받는 종사자들에게 더 이상의 희생을 요구할 수도 없다. 지역사회의 사랑이 필요하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19의 상황, 그리고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모금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김윤하 센터장은 “반갑게 맞아주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만나고 따뜻한 식사를 나누며 다양한 체험과 교육이 이루어지는 이곳은 아이들의 가정입니다. 힘들지만 밀알을 지켜봐 주시고 함께 해주신 이웃을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 할 겁니다. 밀알은 우리 센터가 아니라 월피동 모두의 센터입니다.”
센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아이들의 든든한 울타리로 행복한 밀알을 심고 키우고 나누는 일에 함께 하는 밀알 같은 이들이 모여 사랑의 큰 숲을 이룬 월피동이다. 그래서 밀알지역아동센터의 내일은 염려가 아닌 희망이다. 김윤하 센터장이 부탁했다. 어렵지만 함께 해주신 분들의 성함을 꼭 좀 신문에 올려달라고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