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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이야기 ‘모두 다 꽃이야’/제33화 아이와의 거리두기(김정아)

이웃의 이야기 ‘모두 다 꽃이야’/제33화

 

 

아이와의 거리두기

 

김정아

 

 

코로나 19로 ‘거리두기’라는 말이 일상화되었다.

그전까지는 ‘사람과 거리를 둔다’고 하면 부정적인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거리두기가 남을 배려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관계를 위한 것이라는 의미까지도 내포하게 되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학업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던 필자였기에, 설령 아이를 낳는다고 하더라도 아이는 보육기관에 맡기고 필자는 하던 일을 계속할 계획이었다. 엄마이기 이전에 하나의 인간으로서, 나의 독립된 인생은 당연한 것이었다. 막상 아이를 낳아보니 현실은 전혀 달랐지만 말이다.

 

갓난아이가 세 돌이 지나도록 크고, 다시 둘째가 태어나고.. 어린 아이들을 보살피고, 자식들을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내하는 것이 엄마로서의 미덕이라 생각했다. 아니, 출산 전의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나의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필자 나름의 합리화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사라져가는 내 일상을 되찾고자, 학업 복귀를 준비하던 차에 큰 아이의 발달 문제를 알게 되었다. ‘내 삶’을 찾으려던 노력은 그렇게 좌절되었다.

 

이후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 중 하나가 ‘이 아이를 언제까지 쫓아다니며 케어를 해줘야 하나?’ 하는 것이었다. 주위의 전문가나 선배 엄마들이 장기적으로는 아이의 자립이 목표여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과연 그 자립이 가능은 한 건지.. 스스로도 회의감에 빠질 때가 많았다.

 

그러던 아이가 어느새 10살이 되었다. 때마침 일을 그만둔 친정 엄마에게 아이를 부탁하고, 필자도 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작년까지 일일이 챙겼던 학교 수업이나 숙제를 챙기기가 어려워졌고, 가끔은 준비물을 빠뜨리거나 치료 시간을 헷갈리기도 했다. 그렇게 일과 양육 병행의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아이가 먼저 자기의 숙제와 준비물을 필자에게 이야기해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허술한 엄마는 더 이상 자신을 케어해줄 수 없다고 느꼈을까? 이유가 어떻든지 간에, 필자로서는 아이의 성장이 마냥 기특하고 행복했다.

 

어린 아이에게 발달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엄마들은 아이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현재를 희생하곤 한다. 필자도 그랬다.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이 아이의 성장을 위해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그것만을 고민했다. 그러나 그런 생활도 길어야 몇 년이다. 학교를 다니고,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에 이르도록 엄마가 아이의 모든 것을 감당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아이가 커갈수록 엄마도 자신만의 일을 찾으라고들 한다. 아이는 아이대로 성장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엄마는 엄마대로 본인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제 막 그런 삶을 시작했다. 아직은 비장애 둘째보다 장애를 가진 첫째에게 더 많은 신경이 쓰이고,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의 일상이 바빠지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아이와의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있다. 처음에는 ‘나’를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아이를 돌봐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도 컸었다. 그런데 엄마의 직장생활이 아이에게는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된 것 같다. 이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일상을 챙기기 시작하다니! 엄마로서 놀랍고 고마울 뿐이다.

 

이렇게 적절한 거리두기 속에서 필자와 아이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아마 앞으로도 좌절하고, 싸우고, 속상해하고, 답답해 할 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우리는 작은 성공에 감사하고, 서로 또 성장해 갈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아주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

 

 

‘모두 다 꽃이야’는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엄마들의 이야기이다. 꽃이 어디에서 어떻게 피어도 모두 다 꽃이듯, 우리 아이들과 엄마들도 모두 하나하나의 소중한 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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